[인터뷰] 우리 삶을, 자신을 위로할 수 있는 작품활동을 해 나가겠습니다.

이훈호 극단 장자번덕 대표

7월의 마지막 월요일, 사천문화예술회관 문화공간 예담에서 대한민국 연극제를 막 마치고 사천으로 돌아온 장자번덕 이훈호 대표를 모시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장자번덕은 ‘운수대통’ 작품으로 8월8일 막을 내린 제39회 대한민국연극제에서 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뉴스사천 관련기사 보기)

제39회 대한민국연극제에서 은상을 수상한 ‘운수대통’ 공연사진

 

Q. 안녕하세요. 생활문화잡지 사천을 담다입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울이나 큰 도시에서도 극단 운영이 쉽지 않은데요. 지역에서 어떻게 극단 운영을 하고 계시는지 이 부분이 제일 궁금했습니다.

A. 서울도 어렵고 사실은 지역도 어렵고 다 그렇습니다. 제가 진주 극단 현장이라는 곳에서 연극을 시작을 했습니다. 그때 경상극예술연구회 선후배들, 그다음 사회에서 만난 연극하시는 좋은 선생님들을 비롯해 많은 선배님 후배님들을 만났습니다. 연극을 해 나가는 이 토대 자체가 결국 사람인데 그 사람으로 이루어지는 그 관계들이 진주라는 지역을 통해서 이루어졌었죠. 이후에 연극을 삶의 수단으로 한번 삼아보자 했을 때 고향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고향 곤명 장자산의 가장 높은 언덕이라고 할 수 있는 장자번덕에서 시작을 했습니다. 비닐하우스를 쳐서 연습실, 공연장을 만들고 시작 하는데 정말 다행스럽게도 서울에서 연극 작업을 하던 친구들, 경남에서 연극 작업을 하던 친구들이 동참 해줬습니다. 그렇게 지금까지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어떤 동기 부여들이 됐던 것 같아요.

왕탈을쓰다 공연사진

 

Q. 어떤 부분들에서 동기부여를 받으셨나요.

A. 지역활동을 하면서 우리 지역 문화를 생각하게 되고 지역에 같이 모둠살이 하는 우리 시민들을 생각하게 되고 그다음에 연극이 가지는 사회적 가치가 뭔가, 내가 그들과 만나면서 어떤 유의미한 의미들을 만들어 갈 것인가 뭐 그런 고민들을 계속 해왔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시간들이 계속되면서 자연스럽게 제 자신도 지역민으로 자리를 잡게 된 거고요.

한참 뭔가 해보고 싶다 했을 때 주변의 권유들이 많았습니다. 서울에서의 작업들, 극단 문을 닫고 개인적인 브랜드를 키워보자 하는 그런 권유들입니다. 그런데 제가 우리 터와 활동에 대해, 제 개인적인 욕심보다는 사천이라는 지역에서 제가 해야 될 일들 그리고 우리 경남에서 지역 연극으로서 해야 될 일들이 충분히 가치가 있다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Q. 지역 활동에 대한 가치를 말씀하시는건가요.

A. 그렇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잘 못하고 있는 부분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연극이 일반 시민들의 일상으로 좀 더 들어가서 연극을 통해서 인생을 살아가면서 위로가 되고 또 연극을 통해 행복을 찾는 일들 등입니다.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이런 일들을 해야 하는데 소규모 극단이다 보니 극단 유지에 너무 에너지를 많이 쓰게 되어 그런 일을 못하고 있어 오히려 마음에 걸립니다. 그래도 점차 해나가야 할 일이라고 생각 합니다.

 

Q. 연극은 사람이 모여야 하고 무대에서 관객과 커뮤니케이션도 해야 하는데 요즘 어떠신가요.

A. 야 이게 진짜 최고 문제죠. 무대가 있고 객석이 있으면 배우가 관객들과 호흡하고 시선을 받으며 극적 세계라는 집에서 생활을 하고 소통 합니다. 그런데 비대면이 되면서 배우도 의욕이 줄고 보람도 적어지죠. 코로나가 언제쯤 해결 될지도 불분명하고요. 그래서 배우들은 또 뭘 해야 될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관객도 대면보다는 비대면에 익숙해지고 또 청소년들 같은 경우에는 온라인에서 가상현실에 더 익숙하고요. 코로나 시대 이후 어떻게 청소년들과 일반 시민들에게 접근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 저희들의 과제입니다. 이 부분을 전제로 해서 우리는 어떤 활동들을 해야 될 것인가. 배우의 자존감도 키우면서 보람도 찾을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하는 고민을 합니다.

 

Q. 최근 어떤 활동들을 하고 계신지요.

A. 뮤지컬 ‘굿모닝 샌드백’이란 작품입니다. 이유 없이 학교 폭력을 행사하는 가해 학생과 ‘나만 아니면 돼’라는 이유로 방관하는 주변 사람들, 이러한 학교 폭력으로 괴로워하는 피해학생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입니다. 총 11곳에서 공연을 했는데요. 학교폭력에 예방과 해결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올해 경남연극제 대상 수상한 ‘운수대통’, 이 작품으로 7월22일 안동에서 열린 대한민국연극제 공연을 마치고 왔습니다. 큰 행사라서 그 작품에 좀 매진을 했습니다.

와룡산을 소재로 한 가칭 ‘구구 연화봉’이란 신규 창작 작품도 준비중입니다. 서포초등학교에서는 연극 지도를 하고 있고요. 지금 한창 연습하고 있고 10월달에는 공연을 할 것 같습니다.

굿모닝 샌드백 공연진행사진(사천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_210616)

 

Q. 함께 어울리는 활동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A. 진짜 학생들한테 필요하죠. 이 시대 꼭 필요한 것이 소통하고 협업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대면으로 소통이 적어지는 코로나 시대에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연극이 그 부분을 채워줄 수 있다고 봐요. 저희들이 청소년 연극이든지 초등학교 연극이든지 계속 들어가는 이유가 있어요. 연극을 통해 관계가 개선 되고 집중력이 향상되고 하는 효과들을 저희들이 확인을 하고 있거든요. 어쨌든 장자번덕 지금 교육 쪽든 공연 발표든 열심히 활동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Q. 지역에 이런 단체가 있는 것만으로 좋은 효과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A. 지금도 연극하고 있는 게 기적이다 생각하지만 더 기적을 만들어가야 되겠죠. 왜냐하면, 지금은 이제 제가 후배들한테 다음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도 해야 하는 시기 가 됐는데 그 다리 역할을 잘해서 우리 지역의 연극이 계속 우리 시민들의 삶 속으로 뻗어나갈 수 있게끔 그런 역할을 해야죠 .

운수대통 공연후 단체사진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A. 네 지금 이 코로나 시대일수록 우리가 더 이웃과 공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극을 하면서 참 어려운 시기다 생각하는데 저희보다 훨씬 아프고 고통스런 상황에 있는 분들도 계시다는 걸 알기 때문에 제 스스로 힘들다라는 이야기를 안 합니다.

이 힘든 이 시기에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하는 마음들을 가지고 우리가 힘차게 한 번 이 코로나 시대를 이겨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희 장자번덕은 이 코로나 시대에 좀 더 우리 삶에 대해서 우리 자신에 대해서 위로가 되고 힘이 될 수 있는 작업들을 계속 해 나갈 거다. 해 나가겠습니다. 하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일시: 2021년 7월 26일 10시
장소: 사천문화예술회관 문화공간 예담
인터뷰이 : 이훈호 장자번덕 대표
인터뷰어 : 김태균 사천을담다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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