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발전하는 거북선마을을 지켜봐 주세요.

올 여름 전어회 덮밥과 쏙 튀김에 반해 용현면 거북선마을을 자주 방문했습니다, 거북선마을은 임진왜란 당시(1592년) 이순신 장군이 최초로 거북선을 출전시켜 왜선을 격퇴한 사천해전이 펼쳐진 사천만에 있습니다. 거북선마을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계신 강승규 운영위원장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위원장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네 안녕하세요. 저는 사천 거북선마을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승규입니다. 이곳에서 태어나 중학교까지 다니다가 고등학교를 진주로 가면서부터 타지 생활을 했습니다. 고향에 돌아온 지는 15년 정도 되었습니다. 2017년도 12월부터 거북선마을 운영위원장 겸 용현권역 영농조합법인 대표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마을 운영위원장으로써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전반적인 마을의 운영을 책임집니다. 거북선 체험마을의 목표를 설정하고 운영위원들과 발전 방안을 의논도 하고, 행정기관과의 협조, 협력이라든지 대외적인 활동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기업체의 대표나 CEO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전 활동들을 조금 찾아보았습니다. 경제적인 부분에서 많은 고민을 해오셨고 또 힘이 들었다 하셨는데요. 지금은 어떠신가요?

네 맞습니다. 지금도 그 부분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만 행정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시고 있고 운영위원들과 영농조합법인의 이사님들도 많이 협조해 주셔서 그 어려움을 하나씩 하나씩 극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거북선마을이 성장하는데 큰 공헌을 한 정영애 사무국장의 그동안의 희생과 노고에 이 기회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체험객과 마을할매갯벌선생님들

지속 가능성 면에서 수익적인 면이 중요하다 생각이 됩니다. 그간 진행한 사업들의 성과는 어떻습니까?

네. 아무래도 거북선마을이 체험휴양마을이다 보니 여러 가지 체험을 계절 별, 테마 별, 다양한 연령대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체험마을들이 그렇듯이 1인당 체험비가 대략 6천 원에서 8천 원 사이인데요. 실제로 체험을 진행하며 얻는 수익으로는 거북선마을의 연간 운영비를 충당하기에도 빠듯합니다. 전국의 체험마을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이런 어려움을 타개하고자 2019년 12월에 음식 체험관을 짓고 2020년 그러니까 작년부터는 전어 잡기 체험을 시작했습니다. 2020년 코로나 상황에서도 저희들이 전어 잡기 체험과 겨울철에 하는 음식 체험들이 마을 살림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간 마을 운영을 해오시면서 다른 어려움은 없으셨습니까?

마을 상황을 설명하려면 농촌 관련 마을 사업을 먼저 말씀드려야 합니다. 우리 거북선마을은 용현권역사업으로 탄생한 마을입니다. 권역 사업이란 두 개 이상의 마을을 한 권역으로 묶어 권역단위로 진행하는 종합 정비 사업입니다. 대부분 수십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일반 농산어촌에서 진행되는 사업 중 가장 큰 사업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권역사업이 가장 높은 단계의 사업이다 보니 정작 저희들에게 필요한 사업을 받으려고 도전해도 다른 추가 사업을 받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하향식으로 진행된 사업이다 보니 권역에 주민들은 이 사업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사업을 진행하는 역량도 많이 부족해서 사업 초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나마 저희들이 권역 사업을 진행하면서 선진지 견학을 통해 전국의 권역사업들이 성공사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정말 어려운 사업임을 알게 되었고, 특히 실패한 권역들을 방문함으로써 사업 종료 후에 우리 마을이 자력으로 운영해야 될 부분에 대해서 늦었지만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실패한 마을들을 보면서 나름대로 사전 준비를 했기 때문에 이렇게 연착륙을 한 것 같습니다.

 

말씀은 쉽게 하셨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

농촌 마을 사업하면서 저희 마을을 찾아오는 분들한테 제가 늘 드리는 말씀이지만 농촌 산촌 어촌에 계신 분들이 평생을 열심히 살아오셨지만 농촌 사업에 대한 이해는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업비에 필수적으로 역량 강화 사업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됩니다. 개개인에게 또는 집단의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본인의 생업에 종사하며 교육에 참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저희 용현권역 추진위원회도 물론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누군가는 교육을 받아야 했었기 때문에 사무장과 추진 위원 중에 나이가 제일 어린 제가 다양한 역량강화교육을 가게 됐습니다. 짧게는 2박 3일 길게는 14박 15일까지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런 교육을 받으며 마을 사업에 대한 이해도 할 수 있었고 농촌 마을 사업이라는 게 참 어려운 것이고 이 사업을 성공시키기는 정말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했습니다. 그런 다양한 교육 과정 속에서 역량을 쌓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1415일 교육이라니 정말 힘들었겠습니다. 배움을 좋아하는 편이십니까?

좋아서 했다기보다 마을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의 발로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대부분 그렇듯이 처음엔 교육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억지로 참여했다는 게 맞을 것입니다. 하지만 권역 사업을 진행하며 마을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생각에 자발적으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고 그것이 거북선마을을 운영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고 지금도 다양한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요즘 인터넷 강의를 통해 심리상담사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가정 경제에 도움이 안 되는 공부를 계속하고 있는 이유가 아마 그간의 역량 강화 교육을 통해 배움의 중요성과 가치에 눈뜨게 되어서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운영위원회 회의모습

사업을 성공시키고 마을이 잘 운영되기 위해 또 어떤 부분이 필요할까요?

우선 마을들이 권역 사업 이후의 미래에 대한 준비가 안 됐다는 게 사업에 실패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력으로 생존해야 하는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방법을 고민하고 시범 운영도 해봐야 됩니다.

그리고 마을 사업이 성공하려고 하면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먼저 열정적인 리더를 포함 한 주민들의 참여, 조력자로서 전문가 집단의 역할, 마지막 하나는 행정의 전폭적인 지원입니다. 제가 마을을 운영해 보니까 이 세 가지가 중에서 하나라도 빠지면 사업이 제대로 되기가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거북선 마을이 부족하지만 이렇게 운영되고 있는 것이 이 세 가지가 어느 정도는 충족이 되어서가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거북선 마을이 지금까지 오는 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바로 정영애 사무국장입니다.
그동안 역할이 정말 컸었고 희생과 봉사로 최선을 다해 노력해온 것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저와는 부부이다 사무국장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도 인정받아야 할 성과 부분도 챙겨주지도 못했고, 표현조차도 잘 못했습니다. 오해받을까 봐서요…

마을 사업이 잘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주민의 참여인데 그 주민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화합을 이뤄낸 사무국장이 저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작년부터 시작해서 농촌 일자리 창출과 지역 특산물 판매를 하는 전어 체험도 정영애 사무국장이 아이디어를 내어 시작하게 된 사업입니다.

 

강승규 운영위원장과 정영애 사무국장

큰 역할을 하시고 좋은 결과를 내시는 동안 힘든 기억도 있을 것 같습니다.

네, 제가 정말 위원장을 그만둘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 센터 뒤에 보면 풋살장이 있습니다. 풋살장을 직장인들이 이용하다 보니 저녁 7시에 퇴근을 하고 오거든요. 그러면 빨라도 9시 30분이 지나야 운동을 마칩니다. 그런데 그날은 한 타임 끝나고 다른 팀이 예약이 돼있어서 운동이 끝나고 불 끄고 정리를 하니까 시간이 12시가 넘었습니다. 집으로 가는 논길을 집사람이 앞에 서고 제가 뒤에 따라가면서 열두 시 반쯤 됐던가 봅니다. 그때 제가 ‘내가 이거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우리 부부가 과연 이게 뭐라고, 우리가 뭘 하려고 이러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짜 그때 그 당시에 깊은 회의감이 들었고 가장 가슴이 아팠고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는 장면입니다.

 

지금처럼 계속 잘 해 나가실 거라 생각합니다. 끝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 부탁드립니다.

네, 우리 마을 이름처럼 저희 거북선마을에서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과 인연이 깊은 만큼 충무공에 대해 잘못 알려진 부분과 확인되지 않은 부분들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서 충무공 바로 알기 부분을 체험 활동에 접목시켜 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갯벌 체험을 채집 위주가 아니라 관찰하고 보호하고 갯벌의 가치를 알게 해주는 선진국형 갯벌체험을 진행하고 싶고 또 농업체험뿐 아니라 바다를 활용한 더 다양한 체험활동이 더 다양해지고 전문적으로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청소년 해양 수련관이 생겨 서부경남과 북부경남의 청소년들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이 되면 좋겠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일시: 2021년 9월 4일 오후 3시
장소: 거북선마을 체험센터
인터뷰이 : 강승규 거북선마을 운영위원장
인터뷰어 : 김태균 사천을담다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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