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을 시작했었다.
생에 처음으로 수영장에서 몸을 반듯하게 세운 체 턱 밑까지 물을 맞이한 것이었다.
신기할 정도로 무서움과 두려움이 느껴지지 않았다. 넓은 수영장이나, 치는 파도를 봐도 어지러운 나였었는데…그래서 무서웠었는데. 두려웠었는데.
물속에서 걸었다. 나르듯 걸었다. 또 걸었다.
그래서 뜨려고 시도할 수 있었다. 조심스럽게 힘껏 했었다.
그런데 내 몸이 자꾸 가라앉았다. 이런 나에게 자꾸 힘을 빼라고 한다. 여기서도, 저기서도.
또 반복해서 가라앉는다. 이젠 힘이 없어 뜨지를 않았다.
나는 무섭지 않다고 생각만,,,하고 있었던 건가!
분명 무서움은 없었는데, 뭘까?
그럴수록 뜨려고 하다 보니 온 몸에 더 큰 힘이 실어져 엉망진창이 되어가고 있었다.
강습을 마치고 일어서려는데 중심을 잡을 수 없었다.
결국 잘 해보려고, 너무 힘껏 했던 나의 노력이 내 발목을 잡은 것이었다.
온 몸에 힘이 빠진 난,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나를 지탱할 수 없었다.
함께 한 일행과 안전요원까지 모두 놀랄 일이 생겨 버렸었다.
시간이 흘러…
함께 한 분들의 걱정과 배려로 무사히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감사 인사를 전하는 나에게 푹 쉬어야 한다는 걱정과 고마움으로 되돌려 주심에 난 그저 미소로 고개를 끄덕여 보답했었다.
토, 일요일은 쉬고
잠자리에 들면서 내일 강습을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했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들숨과 날숨에 집중했다.
‘그래 수영하려고 마음먹고 수영장에 갔잖아, 그리고 물속에 들어갔잖아. 뜨려고도 노력했잖아. 또 다시 해보려고 시도하잖아.’
긴 숨 속에서 이렇게 나에게 토닥이고 있었다.
월요일,
수영장에서 만나는 분들마다 걱정의 인사와 다시 얼굴 볼 수 있어서 반갑다는 따뜻한 위로를 받고 편안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더 천천히, 천천히.
강사님께서 말씀 하셨다. 벽을 잡고 몸을 수평으로 뻗어 고개를 들고 수평을 유지하라고.
내겐 참 힘든 자세였다. 유튜브 동영상에서 자세를 찾아보니 코어 힘을 기르는 것이었다.
집에서,
길을 걸으면서, 무심히 앉아 있을 때 동영상 기억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면 어느새 허리가 세워져 있고 코어에 힘이 들어가 있었다.
허리도 덜 아프고 자세도 반듯하다는 것을 느끼며 동시에 운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었다.
처음 하는 생각이었다.
함께 시작한 기초반 수강생들 대부분 두 번 째 라인으로 승격했었다.
난, 여전히 첫 번 째 라인에서 걷다, 킥판 잡고 조금 뜨다, 숨이 가쁘면 멈추고 그냥 걸어오다, 수영장 밖에서 쉬기도 했었다. 참! 수영장 밖에서 수영복 입고 수모 쓰고 유연성 연습을 했었다. 시간은 잘 갔지만 약간의 부끄러움을 느낀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ㅋㅋ
지금은 수영을 그만 뒀다. 아니! 잠시 준비 중이다.
코어에 힘을 기르고 근력을 만든 후 다시 재도전 할 것이다.
남편과 지인들은 말한다. 수영을 하는 이유가, 하면서 코어에 힘을 기르고 근력을 만드는 것이라고. 그렇지만, 내 체력은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기에, 정말 없다는 것을 이제 알았기에 아주 기본적인 코어와 근력을 육지에서 만들어 물속으로 갈 예정이다.
어쩌면 내가,
내 몸을 너무 모르고 지금껏 살아온 것이다. 운동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운동이 꼭 필요한 이유를 알려 준 수영은 나의‘마중물’이다.
“운동의 마중물”
오늘도 스트레칭과 걷기를 하며 코어와 근력을 저축하고 있는 중이다.
물속으로 가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