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김도숙
지난 겨울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천의 몇몇 뜻있는 화가들이 모였다.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는 길을 만들기 위해 망산공원 오르는 곳 담장 벽화를 그리느라 두 팔 걷고 나서 드디어 아름다운 벽화가 탄생하였다.
망산공원 오르는 길 외벽은 세월의 흔적 따라 삼천포 옛 도심이 그렇듯 인적도 많지 않고, 낡고 초라해져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완성된 아름다운 벽화로 젊고 신선한 길로 탈바꿈하였다.

해와 달 아래 어화(魚花)가 피어났다.
땅 위와 바다에 생명의 기운이 용솟음친다.
선구동 옛 도심에 자리 잡고 있는 망산공원은 봄에는 벚꽃이 화사하게 피어 상춘객의 마음을 꽃처럼 환하게 밝히고, 여름에는 우거진 녹음이 시원하게 그늘을 드리워 더위에 지친 사람들의 쉼터가 되고, 가을에는 샛노란 은행잎이 마음까지 물들게 하는 아름다운 곳이다.
이곳에서는 삼천포 앞바다와 동서동, 선구동이 속한 시내와 멀리 청널공원의 풍차와 대방동, 삼천포대교와 실안까지 훤히 내려다 볼 수 있어 고향의 품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다.

따뜻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은 이웃의 정을 느낄 수 있어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룬다. 이곳에서는 평화롭고 누구나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다.

산과 바다와 더불어 꽃 천지를 이룬 한려수도!
사천의 아름다움이 활짝 핀 풍경이다.
우리도 산처럼 물처럼 유유자적하기를 자연에서 배운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최고의 선(善)은 물과 같다’고 하였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는데 뛰어나지만 다투지 않고,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데 머문다.
그러므로 도(道)는 물과 같다.

붉은 철쭉이 흐드러진 와룡산에 올라 호연지기(浩然之氣)를 마음에 품고,
봄의 왈츠에 맞춰 색소폰을 부는 이는 그 누구인가?

겨울에 핀 동백꽃 한 송이 고운 놋쟁반에 담아
그대가 오시는 날 살포시 내어 드리면
긴긴 그리움 담은 내 마음인 줄 아시려나!

멸종 위기에 놓인 분홍돌고래 상괭이가 오래 오래 뛰노는 삼천포 앞바다가 되었으면 좋겠다. 어린 시절, 고래 등에 타고 깊은 바닷속을 유영하는 상상의 나래를 폈던 동화 속 이야기처럼 인간의 탐욕으로 더 이상 상괭이가 멸종되지 않도록 동물과 사람이 공존하는 세상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란다.

환한 꽃밭이다. 산과 들에만 꽃이 있는 게 아니다. 우리들 마음 밭에도 꽃이 피어난다. 우리가 서로 마주보고 웃기만 해도 세상은 꽃밭이 된다.
아름다운 담장이 있는 길,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는 길 – 미담길은 그래서 더욱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