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과 하얀 입김이 점점 겨울의 한가운데로 접어들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지역 생활문화 다양성 확대를 위해 활동하시는 루디아 공예원 최갑선 원장님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 루디아 공예원(경상남도 사천시 동금5길 28)
Q. 안녕하세요 원장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루디아 공예원을 운영하고 있는 최갑선입니다.
저는 삼천포서 태어나 학창 시절을 보내고 대학과 신혼시절을 부산에서 보내다가 삼천포로 돌아왔습니다. 제 전공이 유아교육이었습니다. 유치원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삼천포에 교구를 사용하는 유치원을 차려보려 했는데 만만치 않아 다른 일을 찾게 되었습니다.
어린이들이 많은 것들을 경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고민을 계속 했습니다. 그러던 중 취미로 시작한 공예가 이제 직업이 됐습니다.
Q. 여기 공방에서도 수업을 하시는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이곳은 제 작업 공간과 더불어서 우리 지역의 학생들이나 주부들의 취미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장소가 그들에게 놀이터가 되게 하자 생각을 했어요. 그러다 보니 취미를 가지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이 오시게 되었어요. 이 곳에서 수업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Q. 수업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또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취미반 수업은 일주일에 두 번 두 시간씩이지만 시간이 없는 분들은 상황에 맞추어 진행하고 있습니다. 초급, 중급 반이 있고 자격증반까지 운영합니다. 자격증반은 민간 자격증인 도자기 자격증인데요. 이 자격증을 가지고 학교나 센터 등에서 강의를 하기도 합니다.
저는 요즘 교육청에서 진행하는 마을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역 공동체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아이들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프로그램인데요. 제가 마을 교사를 3년째 활동하고 있습니다.
여기는 도자기 공방이니까 흙을 만지면서 흙의 종류와 불의 온도와 유약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직접 경험합니다. 도자기가 완성되려면 흙 성형 건조 초벌 유약 재벌 순서로 됩니다.
원데이 클래스의 경우는 시간이 짧아 한 번에 다 만들어야 하는데 마을학교 과정에 참여하는 아이들은 도자기를 만드는 모든 과정을 거쳐 다른 활동보다 더 기억에 많이 남고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수업을 들은 친구들이 참 좋아햇을 것 같습니다.
네 맞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시작할 때 밑면에다 이름을 적습니다. 몇 월 며칠 누구 이렇게요. 도자기는 깨지지 않는 이상은 그 형태가 온전히 보존될 수 있어요. 변치 않거든요. 바닷물에도 부식되지 않듯이요. 이런 설명을 해주고 여기에 이름을 적고 날짜를 적게 합니다. 아이들이 자라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고 100년, 200년이 지나도 부서지지 않는 이상은 보존된다고 하면 내가 만든 게 정말 이렇게 변하지 않으니 잘 만들어 되겠다 생각하게 됩니다. 이런 마음으로 만들게 되고 자연히 성취감도 높고 만족도도 높아지게 됩니다.
Q. 어릴 때 만든 도자기 컵이나 그릇을 평생 가져갈 수 있다고 하니 그 의미가 크게 다가옵니다. 매년 기념사진을 찍는 것처럼 기념 도자기를 구워 가족이 함께 사용하고 보관한다면 좋겠습니다.
그런 분들도 계십니다. 친구들과 기념으로 만들기 하러 오시는 분도 있고, 꾸준히 5년 동안 생일날에 맞춰 도자기를 만들러 오시는 분도 계십니다. 아이들이 여기서 만든 것을 집에 가지고 가면 화제거리가 되고 대화가 되는 거예요. 아이들을 통해 가족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어 엄마들이 너무 좋아하세요. 마을학교 관련 공고문이 뜨면 몇 분 안에 마감이 되기도 한답니다.
Q. 아주 바쁘실 것 같은데요.
호응이 좋아 즐겁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출강도 하고 공방에서 수업도 하고요. 그러다 보니 개인 작업할 시간이 부족해요. 그래도 작가인데, 내 작품 활동에 몰두를 해야 하는데 말이에요. 이제 방학이 되면 조금 한가해지니까 이럴 때 작품 활동을 해서 공모전이나 전시회를 준비해야 합니다.
Q. 이 일을 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저는 1999년부터 했어요. 그때 시작을 종이접기 같은 아이들 수업 위주로 계속 하다가 한 12~3년 전부터 나이 들어서도 계속 할 수 있는, 나만의 것을 하자 이래서 제일 좋아하는 도자기를 하게 되었고. 도자기는 한 13년 정도 되었습니다.
Q. 전공이 유아 교육이시고, 1999년 공방을 하실 때부터 계속 아이들과 함께 하시는 거네요. 그래서 표정이 이렇게 밝으시고요.
감사합니다.

Q. 삼천포에서 공방을 운영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1999년도에 삼천포에 와서 공방을 시작할 때, 왜 공방을 하느냐 하고 저희 가족이나 친척들도 그걸 이해를 못했어요. 그런데 저는 항상 생각했던 게 제가 어릴 때는 정말 먹고 사는 게 급선무였고 그러니까 문화적인 혜택은 전혀 못 받지를 못했어요. 그러다가 다른 곳을 나가보니 너무 차이가 많이 나는 거예요. 그래서 나도 삼천포에 가서 우리 어린아이들에게 문화라는 게 어떤 건지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어요. 지금이라면 과감하게 하고 싶을 것을 했을 텐데, 그 당시에는 어리기도 하고 돈이 무섭기도 하고 해서 못 했었죠. 항상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가 공방을 하면서 아이들과 어울리니까 또 재미있어요.
Q. 지역에 문화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부분은 저도 공감합니다. 원장님께서는 공방을 운영하며 지역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관련해서 다른 일을 준비하고 계신다 들었습니다.
지역 문화에 대한 그런 마음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혼자서는 좀 힘들어서 협동조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양산에서 협동조합을 했었는데요. 참 힘들게 먼 길을 오가면서 했는데 잘 안되었습니다. 그래도 이번에는 그런 경험을 살려 삼천포에서 공예를 하는 분들과 한 번 해보자 하려는데 도시재생 대학이 막 시작하는 거에요. 그래서 제가 협회에 회원들에게 얘기를 해서 한 다섯 명이 왔어요. 그렇게 수업을 듣다가 나린공예 협동조합을 창립하고 설립신고까지 했어요.
혼자는 하다가 안 되면 그냥 포기할 수가 있지만 여러 명이 있으면 그러니까 길게 가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Q. 조합원들 모두 공방을 운영하시는 건가요?
네, 각자 내일 당장 전시회를 해라 이러면 다 전시할 수 있는 그런 분들이 모여 있어요. 모두 개인 공방에서 체험과 수업이 가능하고 전시도 가능한 분들이어서, 협동할 때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Q. 지역 문화다양성 활성화에 루디아 공예원과 나린공예 협동조합의 다양한 역할을 기대합니다. 추운 겨울 건강히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일시: 2021년 12월 20일 오전
장소: 동금동 루디아 공예원
인터뷰이 : 최갑선 루디아 공예원장
인터뷰어 : 김태균 사천을담다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