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찾은 캠핑장.
십 여 년 전, 이 곳 캠핑장이 처음 만들어지면서 우리 가족의 캠핑 횟수도 늘어나고 있었다. 캠핑이 좋아 즐겨 다니셨던 사장님은 손님들의 마음을 잘 알고 계셨다. 그래서인지 산속 생활이 편안하고 즐거워 다시 찾을 수밖에 없다.
텐트와 텐트 사이,
비는 공간마다 틈틈이 심어 놓은 과일나무와 그늘막이 될 나무들이 얼마나 컸든지 낯설기까지 했다. “와!! 이거야. 그래 이 그늘, 어린 배가 나지막이 많이도 달려있네. “신기함이 순간 감탄사로 변했다. 이 감탄 그대로 여사장님께 전했더니, “너무 답답해요. 큰 나무들이 앞을 가려 저 앞산을 볼 수 없어서~~”‘그래. 난, 잠시 머물렀다 가는 나그네의 바람이고, 일상 삶에선 곳곳의 그늘보단, 저 멀리 볼 수 있는 앞산이 더 간절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편하고 깨끗하게 만들어 놓은…
이왕이면 그늘과 꽃이 있는, 예쁜 공간을 찾아다니며 눈으로 들어오는 자연의 감동을 폰에다 먼저 담았다. 흙내음이 가득해서 그냥 편안하고, 초록 잎들이 마음의 피로도 해결해 준다. 자연에서 혜택과 위로를 매번 받기만 한다는 생각이 또 들었다.
2박3일의 일정,
우리에겐 극히 짧은 기간이다. 대부분 3 ~ 4박의 일정이었으니.
하지만 극성수기인지라, 좋아하는 사이트가 주어져 기간을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도착한 우리는 하늘을 덮고 서 있는 큰 나무들에게 만족하고 감사하며 텐트치기와 정리정돈을 끝냈다.
그러고는…
기본적인 욕구 활동만 할 뿐,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다.
흐르는 물소리와 매미소리, 아이들 웃음소리, 음악소리, 짧은 빗소리.
모기향과 고기 굽는 냄새, 장작 타는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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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있었다.
흐르는 물소리와 매미소리, 아이들 웃음소리, 음악소리, 갑자기 훓고 지나가는 소나기 소리.
모기향과 고기 굽는 냄새, 장작 타는 냄새까지도.
아무 말도, 행동도 그냥 흘러가고, 되어 지고, 애 쓰지 않았던 2박 3일.
새로운 경험 같았지만 낯설지만은 않았다.
9년 전, 11박 12일‘묵언수행’다녀온 기억 때문인 것 같다. 힘들 것이란 생각을 완전히 깨어버린 경험이었다. 오히려 신기할 정도로 편안함을 느끼고 왔으니.
그래, 그래서 이번 여행이 은은하고 지긋한 것 같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얻을 수 있는 많은 것들. 거기서, 그렇게, 그냥.
같아 보이지만… 같지 않은.
어제처럼,
오늘처럼,,
지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