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봄

쑥을 캐야 하나?

일터에 주차하고 차에서 내리니 눈에 쏙 들어오는 것이 쑥이다.

올망졸망 예쁘게도 올라온 쑥을 보니 들깻가루 넣고 쑥국을 끓여 먹어야 하나 싶다.

분명 11월의 마지막 날인데 포근하고 따뜻한 날씨에 쑥만큼이나 나도 혼란스럽다.

11월, 수능일이면 늘 찬바람을 맞았다. 수능일도 한참 지난 11월 말, 기온이 20도를 오르내리니 겨울이 조금은 기다려지는 날이다.

공방 앞에 빨갛게 피운 장미꽃을 보니 내 마음도 봄.

그렇게 11월의 봄을 느끼며 하루를 시작한다.

 

낮, 운전대를 잡고 이동하면서도 창문을 여러 번 내린다. 창문을 닫고 있자기 후덥지근하고, 에어컨을 켜자기 늦은 감이 있는 그런 애매한 날씨다. 그렇게 조금은 익숙지 않은 11월이었다.

그날 밤, 저녁 수업이 있어 수업하러 들어가는 길, 칼바람에 깜짝 놀랐다.

낮, 그 따뜻함은 어디로 밀려가 버리고 기다리던 동장군이 오셨나 보다.

수업 마치고 돌아오는 길 코가 훌쩍, 몸이 절로 움츠러든다.

갑작스레 오신 동장군 덕에 나는 하루에 봄, 가을, 겨울을 만났다.

 

그러고 12월 올해의 마지막 달이 되었다.

동장군만큼이나 정신없었던 2022년. 올 한해는 뿌듯함과 아쉬움이 공존하는 한해였다.

코로나로 나른하고 느슨했던 일상이 22년엔 그간 묵혀있었던 일들까지 바삐 움직였다. 그러다 보니 놓치는 부분도 생기게 되고 아쉬운 부분도 많았다. 그런 부분은 곧 내게 올 한두 달의 휴식 기간 잘 채워야 할 부분일 것이다.

 

2023년 봄. 그때 쑥을 만날 때엔 더 야무진 모습으로 만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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