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주(主)

13일 헬스장 등록을 하였다.

‘집에서 헬스장까지 가는 길이 제일 힘들다’라는 말이 내겐 정확한 현실이었다. 그런데 강한 비바람과 추위, 무더운 더위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 접근성이 좋은 아파트 안에 헬스장을 유료로 개장했다. 운동할 때 가장 큰 장애였던 날씨를 떠올리며 이젠 꾸준하게 운동할 수 있을 것 같아 기쁨의 미소를 지었다. 마치 내 몸이 운동으로 다져 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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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한지 거의 3주가 되어 가는데 헬스장을 한 번도 찾지 않았다. 그러면서 핑계 아닌 합리화하고 있는 나를 본다. 6일은 부스트 샷을 접종해서 일요일까지 힘들었고, 월요일부터는 움직임을 늘려 이삿짐 정리와 늘 하고 있던 정해진 일들을 했다. 이러다보니 운동하는 것은 지친 몸에 무리를 준다며 자꾸만 뒷전으로 밀어냈다. 이렇게 나는 운동에 대한 수동적 관계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마치 세포 하나하나가 느낄 수 있는‘ 나의 수동적 운동 프로그램’

 

중학교 다닐 때 부터 심장 약한 학생이었다.

체육선생님께서 수업 시작 전 나를 먼저 찾으셔서 힘든 종목은 쉬게 하셨다. 많은 친구들의 부러움 대상이었기에 몸이 약한 나에겐 체육시간이 싫지만은 않았다. 이런 경험들이 운동을 못해도 나는 따로 불편한 일 없이 잘 지내왔다. 그런데 지금은 잘한다, 못한다가 아닌 건강을 위해서 운동을 꼭 해야만 하는 나이가 되었다. 운동과 친해지고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어제 친한 동생이 고지혈증 약을 먹기 시작했다고 한다.

순간 많이 놀랐지만 동생은 생각보다 차분하게 준비를 하고 있었다. 불행 중 다행이란 생각이 들며 그런 동생의 모습이 대단해 보였다. ‘ㅎㅎ언니~이라다 몸이 딴딴해질 것 같아요. 남은 삶은 운동과 칭구가 되어야할 듯요^&^‘ 오늘 주고받은 카톡 내용에서 여유가 느껴져 안심이 되었다. 어쩌면 그녀는 병 덕분에 더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이 간다.

 

100세 인생을 살 수 있는 시대가 이미 온 것이다.

신체는 운동으로, 정서는 좋아하는 것을 하며 지금 이 순간을 즐겁게 사는 것이 장수 비결이란 생각을 해 본다. 그리고 ‘평생교육’이란 단어도 가깝게 느껴지며 배우고 싶었던 것들에 대한 열정을 가늘고 길게 손에서 놓지 않을 것이다. 아귀가 맞는 것은 아니지만 학교에서 배웠던 ‘지. 덕. 체’가 생각난다. 그 땐 젊은 사람들에게만 적용된다고 생각했었다. 이제는 세대를 뛰어 넘는 자신만의 나이 계산법이 나온 것 같다. 내 나이는 내가 주인이고 책임진다면 100세 나이가 뭣이 두려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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