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무성영화를 보는 듯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만난다.

반복되는 일상이 생각으로 깊어지면 그 끝은 결국 따분하고 지겨움이다. 이럴 땐 자연스레 밖을 찾은 것 같다. 업 되는 옷으로 갈아입고 피팅룸에서 나오며 거울 속 나에게 만족하듯 새로운 나로 바꾸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그 옷은 오래가지 못했다. 다른 옷으로 바꾸려고 또다시 찾지만, 옷만 바뀐다고 새로운 내가 되지 않았다. 감정의 변화는 그 속에 고여 있었으니.‘변할 수 없음’의 반복이었다. 반복 속에서 따분하고 지겨움과 함께 있을 때, 그 속에 그대로 머물러 있을 때 더 이상 반복은 반복이 아니었음을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다.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차분하게 명상하며 고요해지기 위해선 그 과정이 내면의 혼란이고 나와의 전쟁이다.‘중간’을 만나기 위해선 저 아래와 높은 곳의 끊임없는 널뛰기가 필요하다. 매일도 그렇고, 가끔도 그렇다. 그 시간들이 모여 ‘변할 수 있음’이 되어 가는 것 같다.

 

언제쯤 편해질까?

20년 가까이 공부하며 잊지 않고 가지고 있는 바람.

요즘은 이런 생각이 들곤 한다. 편함은 완성이 있는 끝이 아니고, 느낄 수 없지만 깨알 같이 느낄 수 있는 숨 고르기 같은 것.

 

될 때도, 안 될 때도, 있기에

이젠 매일매일이 반복이 될 수 없다. 그래서 피팅룸 가는 일도 많이 줄었다. 옷을 바꾸어 입는 것 보단 내 감정에 머물러 있을 수 있는 횟수가 늘고 있기에 수학의 반비례 현상인가?

 

매일매일이 새날이며 눈부시다

법상 스님의 ‘눈부신 오늘’책을 책꽂이에서 꺼내 펼쳐 본다. 밑줄 그은 부분과 각각 다른 형광펜 색깔이 눈에 많이 띈다. 그땐 대부분 글들이 내게 필요하고 중요했던 것 같다. 지금도 여전히 줄그은 부분과 긋지 않은 부분이 함께 눈에 들어온다. 매일매일 속에서‘중심’잡느라 아직도 널을 뛰고 있는 중이니까.

 

어제도 오늘도 내일이 모이면

매일매일이 되지만,,,
늘 새롭고 새로운 날이 될 것이다. 지금은 깨알 같은 숨을 고르는 중이다. 좋다. 편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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