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학원에는 아주 다양한 연령의 학생들이 있다.
만4세의 어린이집 아이에서 64세의 어른도 있다.
거의가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들이다.
6살 아이들이 오는 시간에는 동네가 시끄럽다.
어찌나 조잘대고 오는지 ~
소리만 들어도 학원에 오는 시간이 정확하다
어린이집에서 미술학원 그리고 피아노학원으로 온다.
어느 날 아이들이 조잘거리는 소리도 들리지 않아 시간이 아직 멀었겠거니 무심코 있다가
시계를 쳐다보니 올 시간이 훨씬 지났는데 아이들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창문을 열고 쳐다보니 아이들이 보이지 않아 부모님들께 연락을 하고 아이들을 찾으러 계단을 내려갔다.
요 녀석들이~
오는 길 일층 세탁소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었다.
부모님들도 쏜살 같이 달려왔다.
안심은 되었지만 일부러 진지하게 큰소리로 나무랬다
세탁소 할아버지 왈 “아이들이 다리가 아프다면서 좀 쉬었다 가도 되냐 ?” 고 해서 아이스크림을 사주면서 쉬었다 가라“고 하셨단다.
부모님들도, 미술학원 원장님도 그리고 나도 너무 놀랐다.
그 일이 있은 후에도 아이들은 여전히 동네에 에너지를 발산하고 노래도 부르고 재미있게 조잘 되면서 학원으로 와서 즐겁게 피아노를 치고 있다.
아이들 이름은 가온이, 지안이, 하람 이다.
그리고 젊은 할머니가 배우러 온다. 64세!
새로운 청춘, 요즘 60세는 예전의 40보다 더 젊은 새로운 40이다.
이 분은 초보자는 아니고 코드반주나 웬만한 곡은 잘 치신다.
어르신들을 돌봐드리는 요양보호사 일을 하고 계시는데 의미 있는 이야기를 하신다.
돌보시는 어르신 중에 92세의 고령이 “혹시 피아노를 칠 줄 아냐” 고?
인생을 살아오면서 가장 후회되는 것이 피아노를 배우시지 않은 것이라고 “자네는 꼭 피아노를 배우게” 라고 말씀 하셨단다.
돌봐드리고 같이 있는 시간외에 혼자 계시기 때문에 무료하시기도 하시지만 음악을 참 좋아 하신다고 하신다.
그 어르신을 뵙지는 못했지만 그분이 상상이 된다.
참 미인이실 것도 같고, 미소도 따뜻하실 것도 같고, 손가락도 길쭉하셔서 연주를 하신다면 참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실 것 만 같다.
초등 1학년부터 시작하여 6학년이 된 현준이.
어릴 때부터 학원에 다닌 현준이는 꽤나 체중이 나간다.
살을 좀 빼야겠다고 말하면 자기는 모두 근육이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단다.
성격은 좋은데 짓궂은 때가 많아 혼도 나고 아이들도 적잖이 괴롭힌다.
혼이 내도 귀엽다
어느 날 현준이가 자기가 너무 늙었단다. 피아노 학원에 와서 자기청춘이 다 가버렸다나
그러고 보니 나랑 같이 한 시간이 꽤나 길다.
얼마 있지 않아 중학교에 가게 되면 공부 때문에 피아노를 그냥 두게 될 것이다.
최근에 아주 멋진 다섯살배기 꼬마가 왔다.
이름은 가율이다.
볼도 포동포동, 손가락도 오동통, 목소리도 너무 예쁘다.
피아노 연주 폼은 조성진은 저리 가라다.
글도 모두 알고 글씨도 잘 쓴다.
집중감도 뛰어나고 무엇보다도 피아노 치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
너무 귀여워서 “선생님은 가율이가 너무 좋은데” 말했더니 “저도 선생님이 좋아요”
얼마만큼? “엄마는 백만큼 좋구요. 선생님은 이천만큼 좋아요”
가율이의 숫자개념이 얼마인지 모르겠지만 받아들이기로 했다.
첫 단계 기초를 배우고 있지만 가율이는 참 사랑스럽다.
또 “선생님이 가율아 너무 좋아하는데” 말했더니 “저도 선생님이 좋아요”
얼마만큼? “끝없이 좋아요”
표현이 너무 예뻐서 작은 행복을 느낀다.
피아노를 배우는 것은 참 좋은 것 같다.
시간이 걸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내하면서 배워 나간다면 훗날 음악이 좋은 친구가 될 것이다.
아름다운 연주를 하는 손으로 부터 사랑이 온다고 말한다.
연주를 하는 손은 사랑을 연주하는 것이기도 하다.
아이들의 연주는 노랗게 가을을 물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