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의 바닷가

삼천포바닷가

삼천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단 번에 알아 볼 수 있는 장소를 첫 번째로 꼽으라면, 대방. 실안의 바닷가라 말하고 싶습니다. 물때에 따라 들려오는 여울목소리는 여기가 바다인지 강인지를 헷갈리게 하지요.

강바닥을 훑어야만 내는 그 잔물결 소리가 이곳에서는 만조와 간조의 차이가 거의 없을 정도로 쉼이 없지요.

그 거친 물살이 삶인 이곳 물고기들은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그 가치를 더하여 거래된다고 합니다.

어둠이 내리는 바닷가는 바람의 습도 정도에 따라서 불빛은 여리거나, 칼날같이 날이 서 있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날선 불빛을 무척 좋아하여, 이 글을 써 보는 것입니다. 그 어느 때나 연륙교의 화려한 불빛은 바다 깊이 파고들어 흔들립니다. 그럴 때면 동화 속 용궁을 그리며 넋 놓은 채 불빛 따라 바다 속 여행을 떠나보기도 합니다.

삼천포를 휴양지의 화려함으로 바꾸어 놓은 실안의 아르떼 리조트 불빛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절로 설레게 하여 그 안에 들어 누리려 하게 합니다. 바로 건너 보이는 마도와 늑도, 저 멀리 광양의 불빛까지 바다 위를 걷는 시간이 되면 이곳 사람들의 산보가 시작됩니다.

 

내 할머니의 고향은 실안입니다.

화려함으로 자리 잡기 이전의 실안은 벚꽃이 화려한 동네였습니다. 신작로의 뽀얀 먼지를 따라 가마 타고 꽃길 나섰던 열여덟 처녀는, 시집오는 날 그 바다에 던져버렸던 눈물을 오랜 동안 찾지 않을 거라 맹세하고 다짐했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집안이 가난하여 딸을 팔아 버렸다는 단신의 아버지를 평생 원망하며 다시는 친정 걸음을 하지 않겠노라고…….

접장(接長)이며, 거상(巨商)이시던 할아버지가 상처(喪妻) 하시고 그 자리에 시집온 할머니는 자식보다 며느리보다 어렸던 당신의 그 시절, 서른다섯에 홀로 서야만 했던 할아버지와의 사별, 내 자식은 4남매…….

당찬 여장부로서의 보여지는 삶은 한마디로 한(恨) 그 자체였습니다.

실안 바다에 서 봅니다.

초이레 서쪽 달빛은 바다 바로 위에서 붉은 땀을 흘리는 할머니의 생산(生産)과도 닮았고, 스무이틀의 남쪽 달빛은 달빛에 간혹 노 젓는 근심 없듯 태공인 할아버지를 닮았습니다.

바다와 불빛이 아주 조화로운 이국적인 설렘, 봄 여름 가을 겨울 이곳은 그리움과 낭만의 고장인 삼천포 대방 실안의 바닷가입니다.

 

*접장 接長(네이버에서)

규모가 큰 서당에서의 학생의 장. 비교적 규모가 큰 서당에서는 훈장 한 명만으로는 다수의 학생을 훈도 할 수가 없으므로, 학생들 가운데서 나이가 많고 학력이 우수한 자를 학생장으로 세워 접장이라 불렀다. 직접 학생과 가까이 지내며 교유하는 까닭에 서당 풍기에 미치는 영향이 훈장보다 큰 경우가 많았다. (아버지께서 해 준 말씀 중에 할아버지는 ‘접장’이셨다고 하였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