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을 담다
사람을 잇다 풍경을 담다 : 잇담
바다가 한상 가득 차려진 용궁카페 – 사천 용궁포차촌
희로애락의 광장 포장마차
80년대 효녀가수 현숙이 불러 인기를 끌었던 “포장마차”라는 노래가 있다. 삶의 애환이 녹아 있는 포장마차의 풍경을 경쾌하면서도 애잔한 가락에 담아서인지 당시 노래방에서 꽤나 애창되었던 유행가였다. 노랫말처럼 우연히 만나 너도 친구가 되고 나도 친구가 되는 포장마차는 괴로워서 눈물짓는 사람, 즐거워서 노래하는 사람까지 어울려 한바탕 술잔을 부딪치며 하늘을 마시던 희로애락의 광장이었다.
MZ세대 인기 성지로 SNS 핫플레이스 각광
그래서인지 객지를 떠돌거나 여행을 가면 꼭 들러보는 곳이 포차촌이다. 전국적 유명세를 타고 있는 여수나 통영의 포차촌을 비롯해 요즘은 각 지역마다 특화된 포차촌이 새로운 관광 명소로 부각되고 있다. 그 중 특히 해안을 끼고 형성된 포차촌은 싱싱한 활어와 해산물의 쫄깃함이 미각을 유혹하고 항구와 야경까지 더해져 젊은이들의 성지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만남과 여행의 맛을 한층 더 설레게 하는 매력덕에 SNS 핫플레이스 단골맛집으로 자주 등장 하는 명소다.
사천의 대표 포장마차-용궁포차촌 성업중
우리 지역에도 비록 규모와 유명세는 덜하지만 용궁 수산시장을 끼고 선 용궁포차촌이 성업중이어서 포장마차의 향수를 달래기에 부족함이 없다. 20여 남짓 점포가 영업중인 용궁포차촌은 다소 협소하고 외진 장소에 있지만 천혜적 풍광을 자랑하는 삼천포 항구를 끼고 있다는 지리적 장점 덕분에 손님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해뜨는집, 와와, 달무리, 짱구 등 이름도 앙증맞고 삼천포 항구의 뱃고동과 파도 소리 들으며 밤 하늘의 별을 안주삼아 기울이는 한잔의 추억은 여느 포차촌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노산의 푸른 바람이 쉼없이 안겨오는 용궁포차촌은 그래서 모두가 친구되는 고향의 고샅같은 공간이다.
용궁바다 한상 가득 해산물의 만국박람회
어느 집에 들어가도 푸짐한 안주가 인심좋게 반겨준다. 주안상을 기다리며 급한 갈증을 풀고 안부를 나누기에 부족함이 없다. 채소 무침과 과일, 마른 안주는 기본이고 갓 구워낸 부추전과 추억의 도시락 반찬인 소시지, 달걀프라이까지 정감어린 밑 안주들이 줄줄이 차려진다. 진열장 얼음속에 싱싱하게 박제된 생선과 소라, 오징어 등 용궁 식구들이 특급 세프인 아주머니의 손끝에서 진하게 탈바꿈한다. 어항 속 낙지의 용틀임도 식감을 자극한다. 쫄깃한 횟감과 고소하게 구워낸 생선도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얼큰한 꽃게탕은 바다를 통째로 선사한다. 샤브샤브로 단장한 갑각류의 탱탱함은 안주빨의 극치다. 사각사각 씹히는 소라와 낙지탕탕이의 고소함은 또 얼마나 환상적인지 안주 만국박람회장이 따로없다. 바다가 그대로 한 상 가득 차려진 용궁카페다.
주인장 인심 좋은 고향같은 소통 공간
손님들의 희로애락에 맞장구 쳐주는 주인 아주머니의 구수한 임담도 정겹다. 다녀간 흔적들이 빼곡히 적혀있는 포찻집 벽마다 낙서로 얼룩졌던 초등학교 교실 풍경이 되살아 나는 듯 그리움이 묻어난다. 낯선데 익숙한 풍경. 그리움이 스멀스멀 소줏잔에 일렁이며 춤을 춘다.
아~아~ 부딪치는 술잔속에
떨어지는 별을 보며 하늘을 마신다
인생의 파란 꿈 펼치는 포장마차
나도 모르게 노랫가락 흥얼거린다. 어느새 모여든 다정한 친구들과 따스한 일상들이 흐뭇한 미소로 용궁포차촌을 가득 메운다. 바다를 마시는 용궁카페-여기는 사천 용궁포차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