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월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설렘과 기대도 있었지만 두려움과 부담이 더 컸었다. 그럼에도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작가님을 모시고 글쓰기 교육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실질적인 글쓰기 교육을 받아본 경험이 없는 나로선 귀가 솔깃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때마침 ‘사천시 도시재생 주민 기자단’ 프로그램이 시작되어 많은 꿀 팁을 챙길 수 있었다. 이런저런 교육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여전히 두렵고 부담된다고 설레발쳤던 나, 지금 생각해 보면 진짜 글을 쓰고 싶었던 것 같다. 아니!! 멋지게 잘 쓰고 싶은 욕심을 가졌던 것 같다.
첫 번째 글은 엄마 49재였다.
깊은 생각과 노력 없이 글감이 주어져 미리 걱정했던 두려움과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처음을 순조롭게 마무리한 나에겐 성취감을, 지인들은 칭찬이라는 선물을 주었다. ‘이렇게 적으면 글이 되는 것이구나.’ 라는 안도와 여유를 너무 오래 갖고 있었는지 두 번째 글쓰기 날은 너무 빠르게 왔다. “헉” 하는 내 소리에 촉박함을 느끼며 세 번째 마감 날이 오기 전 미리 글감을 준비하던 때가 생각난다.
눈길 마다 정성과 마음을 담는 습관 아닌 습관이 시작되고 있었다.
1년 동안 한 달에 1번 글을 써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도 있지만 세상을 허투루 보지 않고 사진으로 담아내며 기다리는 법도 배워 나간다. 어느새 집 화분에 맺힌 꽃 봉우리가 반가워 여러 컷의 사진으로 남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다양한 꽃들과 새로 돋아나는 연두 빛 잎들에게 틈틈이 다가간다. 그리고 마냥 웃고 있는 나를 향해 셀카를 찍기도 한다. 아침 햇살의 따스함도 카메라에 담고 싶어 차분해지기도 한다. 그들에게서 여유와 치유를 느끼며 고마움을 받는 방법도 배우고 있다.
이렇게나 소중하고 큰 변화를 가까이.
찬바람이 불어대도 기분은 맑고 가볍다. 화단에 중심을 잡고 서있는 짙은 초록색 큰 나무에서 깊은 생명력이 느껴진다. 해마다 경험하는 혹독한 추위도 여여하게 지냈을 것이라 짐작해 본다. 그들은 그대로인데 내 삶의 일상이 그저 변화한 것 같다. 변화의 두려움이 있었던 나, 변화를 좀 더 가까이 둘 수 있을 것 같다.
글을 쓴다는 건…
나에게 용기와 생활의 큰 변화를 주며, 자신을 객관화 할 수 있어 선명한 나를 만날 수 있게 한다. 맞춤법과 단어의 뜻도 전보다 더 명확하게 알게 되고, 복잡한 생각을 간결하고 논리적인 말로 표현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생각만 분주했지 마음을 잡으니 따박따박 써 내려가진다. 아침 햇살을 그윽하게 받고 있는 내 화분들을 향해 또 한 컷 눌렀다. 그리고 다가가 인사를 한다. 그들의 인사소리가 내 속에서 울린다. …한참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나에게 글을 쓴다는 건… 지금 여기서 나와 사물들을 온전히 그대로 바라봐 주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