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 송포. 용강. 대방 양계단지

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은 아니지만 그래도 수십년 정도 흘렀을까?

비가 오면 질퍽한 진흙길이나 흙길이 거의 대부분 인 시절이다.

큰 도로를 제외하고는 도로가 개발되지 않았던 때라 흙길과 논두렁 밭두렁으로 걸었는데 불편하기는 했지만 하늘도 들판의 초록도 우리 눈을 싱그럽게 하고 노래도 흥얼거리면서 걸어 다녔다 그런 연유로 돈이 생기면 LP판도 사고 지금도 그때 레코드를 갖고 있다.

그때를 낭만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무튼 그때는 낭만이 있었다고 생각하며 깊은 추억으로만 간직하고 있다.

요즘에는 그 아름다운 흙길은 걷는 낭만은 사라지고 횡단보도를 지나면서도 휴대폰을 보고 다니니 하늘이 보일 리 없고 초록의 나무를 볼 수도 없을 것 같고 계절이 바뀌는지도 느끼지 못하는 삭막한 시간을 살아가고 있다.

요즘은 영양가나 칼로리를 따져서 학교 급식을 먹을 수 있지만 우리 학창 시절에는 뻰또(도시락)를 들고 다녔다. 도시락 뚜껑을 열어 보면 계란후라이가 예쁘게 도시락을 채우고 친구 경옥이네 까만 김치가 어찌나 고소하던지 침이 고인다.

배추에 소금만 넣고 익혔다는데 어찌나 고소하던지 요즘은 입맛도 변했겠지만 그 때와 같은 김치를 거의 맛본 적이 없다.

그때는 계란후라이를 해오는 친구들도 많지도 않았다.

영양가를 따지지 않고 어머니가 도시락 반찬으로 해주신 그 달걀은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었고 두뇌 활동을 돕고 시력을 보호하며 노화를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되는 레시틴 성분은 인체의 콜레스테롤 흡수도 억제해주며 또한 혈관을 청소해 몸속에 쌓인 독소 물질을 배출하여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는 사실은 오늘날 따져보는 거지 그때는 큰 의미가 없었다.

그 시절에는 계란도 참 귀했다 삼천포에 큰 양계단지가 세 개나 있었는데도 말이다

용강 양계단지, 대방 양계단지, 송포 양계단지가 있었다.

지금은 많은 변화로 개발 되어져 대방은 대교공원과 인접하여 관광지로 변했고 용강 역시 아파트가 들어서고 잘 정비하여 공기 좋은 주택지로 변했다

송포동 양계단지는 아직 뚜렷하게 개발되지는 않고 있고 물론 지금은 어느 곳도 양계를 하지는 않는다

양계단지의 조성연대는 1960년대 말 조성되어 1980년 말경까지는 활성화 되었다가 1990년대에 접어들어서는 하향길이었다고 한다.

오랜만에 카메라를 메고 송포 양계단지를 돌아본다.

송포 양계단지를 지나칠 때가 있는데 카메라를 메고 가기도 하는데 정감도 가고 애착도 간다. 힘들었을 때 우리들의 삶이 재조명되기 때문인 듯도 하다.

 

옛날 시끌바끌 했던 닭들의 소리를 상상해보니 여기저기가 시끌시끌하게 느껴져 몽환적으로 TS 렌즈로 분위기를 표현해보는데 그럭저럭이다.

아직도 크게 개발되지 않고 있는 송포 양계단지는 이 지역은 한려수도의 관문인데다 실안 해안도로가 접해 있어 수많은 외지 관광객들이 드나들고 있는데도 건축물이 돈사나 폐허로 된 양계장이 즐비하다

빈집도 많은데 간간이 새로 신축하여 잘 정리된 집도 빈집도 여기저기다.

일직선의 좁은 골목길은 정감도 가고 양계단지의 형성이 반듯하여 뭔가 모를 멋진 곳으로 개발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으로 골목을 이리저리 어슬렁거려 보니 양계 닭장을 철거하고 꽤나 넓은 텃밭을 가꾸고 있다 동네 어른 한 분을 만났더니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몇 가구 되지 않다고 말씀하신다.

 

 

이왕 내친김에 와룡산 아래 자리한 용강양계단지로 발길을 돌려본다

이곳에는 아직 양계를 하는 집도 있다.

이곳은 주택지로 변하여 새로운 건축물이 깔끔하게 들어서고 있다

아파트가 옆에 자리하고 있고 와룡산이 용강 양계단지를 양팔 벌려 품고 있는 듯 동네가 편안하게 보인다.

 

대방으로 발길을 돌려본다

대교공원이 인접하여 있고 케이블카 등 무수히 많은 관광거리가 개발되어 있다

그때 그 시절 이곳 닭들이 새벽을 깨우던 이곳, 꼬끼오 소리는 사람들의 웃음소리로 대신하고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다보면 대방 양계단지는 깨끗하게 정돈 되어 있다

커피 냄새 장어를 굽는 냄새 갯 내음 베인 사람들의 소리들이 그 시절을 옅어지게 하지만 송포, 용강, 대방 양계단지는 지금도 마르지 않는 에너지를 간직하고 품어내고 있다.

 

실안으로 발길을 돌리며 진한 갯 냄새를 들이마시고 죽방에 앉아있는 갈매기를 부러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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