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0일부터 14일까지
2022년 대학 입학 수시 원서 접수 날이다.
지금쯤 수시 원서로 바쁠 고3 학생들과
엄마들의 긴장과 불안!
수시 원서와 수능시험이 끝날 때까지 가족들도 함께 숨죽여야 하는 가정들을 간간이 봐왔던 것 같다. 그런데 올해는 여느 해와 분위기가 다른 것 같아서 생각을 다시 더듬게 된다. 작년부터 시작한 코로나와 올해는 안전을 위한 백신 접종에 의해 수시원서 분위기가 살짝 가려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고3 학생 가족이면 당연히 큰 영향은 받지 않겠지만. 대학 입학시험은 운항하는 비행기도 잠시 멈추게 할 만큼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그렇기에 엄마들은 수능시험을 치르는 학교 앞 교문에서 8~9시간 동안 종교와 상관없이 오직 자식만을 위한 기도를 올린다. 2년 전 내 아들이 고3이 될 때까지 난 몰랐었다. 늘 뉴스에서 보여 주는 기도 장면은 괜한 엄마들의 극성 같고, 효과가 있으면 얼마나 있을까 하는 헛웃음을 표나지 않게 혼자 삼켰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경험하지 못한 자의 무지함이라 할까. 너무 가볍게 내 방식대로 틀을 만들어 확신한 것 같다. 그래서 그 간절한 마음에 대한 미안함과 죄송함이 더 크다.
그 … 기도의 시작은?
심리 공부를 하면서 큰 충격으로 남아 있는 내용들 중 하나가 ‘사람은 모두 자기 자신을 위해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모만은 그렇지 않다고 믿었다. 부모는 자신이 아닌 자식을 위해 살고 희생하는 것을 진리인 양 단단하게 굳혔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그렇다는 것은 절대로 인정할 수도 없었다. 그런데 아들이 고3이던 2년 전, 그 이론이 맞았음을 깨달았다. 이맘 때의 기억들이 스멀스멀 배어 나오기 시작한다. 아들이 고2학년 9월부터 우연한 인연으로 다니기 시작한 절에서, 고3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엄마들이 100일 기도를 함께 시작하였다. 수시 기간과 수능시험 날짜가 다가올수록 내 의지와 상관없이 올라오는 긴장과 불안을 우연한 공통분모로 핑계 삼아 100일 기도를 잡은 것 같다.
그…기도는 누구를 위한 것일까?
그리고 지금, 고3 수험생을 둔 엄마들과 언니 동생 사이로 지낸지 15년도 넘은 인연 으로 요즘 새벽 기도를 함께 한다.
고3 엄마 들의 무조건적인 기도는 감히 초능력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2년 전 고3 엄마였던 나도 지금, 여기서 2년 전과 또 다른 마음으로 함께 하고 있다. 그렇게 열심히 할수록 그들의 긴장과 불안은 편안함과 여유로움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오로지 대학 합격만을 바라며 시작했던 그 기도가 그들에게 여유를 주었고, 또한 가족들을 향한 화와 잔소리도 줄어들게 만들었다. 엄마들은 이제 알아 버렸다. 그… 기도는 나를 위한 것이라고. 내가 바뀌면서 그 영향력이 내 아이에게 간다는 것을. 그리고 가족과 이웃에게도 가고 있는 것 같다고. 기도하는 동생들 중 한 남편이 그랬단다. “절에 계속 다녀”라고. 우린 서로 얼굴만 보고 미소만 지었다.
‘엄마가 편하고 행복해야 우리 아이들도 편하고 행복하다.’라는 글귀가 생각난다. 그래서 오늘도 그 동생들과 함께 하고 내일도 그럴 것이다.
내일(14일) 수시 원서 마무리와 2달 남짓 남은 수능시험을 준비하는 고3 학생들의 마음은 조금씩 편해지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엄마들이 이렇게 편해지고 있으니.
어쩌면… 수능시험을 바라보는 고3 학생들과 엄마들 마음도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기다리겠습니다.”라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도착지점을 향하고 있을 것 같다.